철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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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시 눈 떴을 때는 이미 등교 시간은 훌쩍 지난 시간. 거실로 나가보니 아무도 없었다. 혹시나 하고 TV 옆에 놓인 전화기 앞으로 다가가 봤지만 역시는 역시였다. 전화선이 보기 좋게 잘려있다. 학교에는 뭐라고 이야기했을까. 중학생 때처럼 아파서 못 나간다고 했을까. 비틀린 웃음이 터져 나왔다. 푸하하. 푸하학. 이렇게. 씨발 진짜 죽어야겠다. 웃은 다음에는 급하게 정색했다. 누군가 이 모습을 봤더라면 나를 틀림없이 정신병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. 부엌에서 식칼을 뽑아 든 나는 겉옷을 걸쳤다. 겉옷 속에 식칼을 품고 밖으로 나갔다. 정말 멀쩡하게 걸어나가서. 골목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아악 소리 질렀다. 아악 씨발 씨발. 죽지도 못할 거면서 칼을 들고 지랄 염병을 다 떨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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